할아버지가 쓰는 손주 일기--85

할아버지가 쓰는 손주 일기--85.

                       <형들이랑 제 또래 남자애들은 다들 집에 돌아가고 누나들만 성모상 옆에 모여 있다>

                                    <어떤 누나가 스마트폰으로 게임하는 걸 정신없이 들여다 보고 있는 상우>


2012. 4.14(토)

 

상우가 대구에 왔다. '대덕쑥찜방'에 왔다.

경보 삼촌-- 아범 친구- 결혼식에 엄마 아빠와 같이 갔다가 온 것이다.

옛날처럼 잘 차려 입지는 않고 그냥 청바지 차림에 체크 무늬 긴 남방을 하나 걸친 패션이다.  


상우가 온다는 연락을 받으면 이 할아버지는 '초긴장 상태'에 들어간다.

가난뱅이 할아버지다 보니 여하히 예산에 맞춰 상우 기분을 맞추나 그것이 문제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상우의 성숙도가 이 할아버지의 기우를 멀찌감치 날려버렸으니 그 얼마나 다행스러운 일인가!   

할아버지의 호주머니는 거의 텅비어 있음을 벌써 알고 있고, 할머니의 지갑은 좀 넉넉하다는 것도 알고..

오히려 상할머니의 쌈지에서 예상밖의 선물이 출현할 수 있음도...아는 듯 하다.

 

여기 쑥찜방에서 밖을 내다 보면 성당 마당의 동향이 한 눈에 다 들어 온다.  

마침 성당 마당에 어린이들이 많이 와서 놀고 있었다.  

상우를 데리고 성당 마당으로 나갔다.


큰 형들은 축구를 하고 있었고... 조금 덜 큰 형들은 뭘하나 보고 있자니,  개미를 잡아서 컵속에 집어넣고 있었다.

컵안에는 물이 가득 들어 있는데, 개미들이 죽을 것이 분명했다. 그래서 개미를 놓아주라고 내가 말했다. 그렇지만 이미 개미잡이에

재미를 들인 아이들이 내 말은 들은 척 만척이다. 어떤 애는 아예 개미를 살해할 의도를 가지고 있었다. 아예 컵에다 뜨거운 물을 채워가지고 와서는 개미를 꾹꾹 손으로 잡아 거기에 집어 넣은 것이 아닌가.. 내가 그 상황을 파악하고는, 상우의 교육에 미칠 영향을 고려하여, 뜨거운 물은 땅에 쏟아버리고 개미를 살살 잡아서 흙과 같이 넣어두면서 개미잡이를 하라고 아이들에게 훈육하는데 온통 이마에 진땀이 났다.


상우가 이제는 형들이 하는 것은 무엇이든지 다 따라 하고자 드니까 말이다.  게임이랑, 장난이랑, 축구랑,군것질이랑, 장난감 사는 것, 장난감 놀이, 욕...

 

암튼 성당 마당이라 여기 형들이랑 제 나이또래 되는 아이들이랑 대체로 건전한 놀이로 하루를 보냈다.

사제관 뒷 편 우리에 있는 키 큰 개 '토리'에게 짖궂은 장난을 친 것 말고는.. 아, 글쎄 물에 적신 스폰지를 우리 안에 던져 주지를 않나 시커먼 벽돌조각을 집개로 집어서는

입에다 물리지를 않나.. 그러면서 마냥 좋다고 애들은 깔깔 거린다. 상우도 제 세상 만난 것 처럼 마냥 즐거워하고...   


애들 보는 것은 정말 힘들다. 고난도요 고차원의 노동이다.  

by 홍익인간 길원 | 2012/04/16 16:56 | 트랙백 | 덧글(0)

김동길의 프리덤 왓치--하느님이 보우하사

김동길의 Freedom watch 2012/03/28(수) -하느님이 보우하사- (1428)

 

애국가의 일절입니다. “하느님이 보우하사 우리나라 만세” 이 한 마디가 이렇게 절실하게 느껴지기는 이번이 처음입니다. 개인을 두고 “하늘이 나를 도우사” 운운한 적은 여러 번 있었습니다. 그리고 겨레의 긴 역사를 훑어보면서 “하늘이 도왔다”고 느낀 적도 여러 번 있었습니다. 일제 탄압에 시달리다가 해방을 맞았고, 김일성 치하에 살다가 견디다 못해 탈북 하였고, 6.25를 겪었고, 인민군 손에서 서울을 탈환하였고, 군사정권을 이겨내고 조국의 민주화를 이루었으니 민족을 두고 하늘에 감사할 일이 여러 번 있었으나 오늘과 같지는 않았습니다.

지난 26일과 27일 양일간 서울 삼성동 무역회관에서 열린 핵안보정상회의는, 줄곧 북의 아첨을 일삼으며, 반미·친북·종북 나아가 적화통일을 획책하던 자들에게 일침을 가한 것이 아니라 철퇴를 가한 셈입니다. 이명박의 정치적 능력이나 수완으로는 상상도 못할 큰일을 해낸 셈입니다. 핵개발과 핵무기 제조에 혈안이 되어 있는 북의 독재자와 남한 땅에 독버섯처럼 무성하게 자란 북의 앞잡이들에게는 전혀 예기치 못했던 ‘불상사’가 터진 것이나 다름없습니다.

하루를 앞당겨 25일에 서울을 찾은 미국대통령 오바마는 DMZ를 방문하여 장병들을 격려하였을 뿐만 아니라 망원경을 들어 개성 쪽을 바라보면서, “50년 전이나 다를 바가 없다”며 ‘탄식의 한마디’를 던졌습니다. 오죽하면 그의 입에서 그런 한마디가 저절로 흘러나왔겠습니까. 공교롭게도 ‘천안함폭침’ 2주년을 맞는 지난 26일에는 대전 현충원에서, 놈들의 만행으로 꽃다운 청춘을 서해에 묻은 46명의 젊은 혼을 위로하는 추모의 모임이 엄숙하고도 성대하게 이루어져서, 새누리당의 박근혜와 민주통합당의 한명숙이 함께 참배를 하였는데 ‘붉은 빛’을 자랑하던 한명숙도 유가족 앞에 고개를 숙이며, “안보의 소중함을 새삼 느꼈다”며 탈북자다운 한마디를 뇌까렸습니다. 그것이 진심이었다고 나는 믿고 싶습니다.

53명의 정상들이 모인 그 보이지 않는 압력으로 ‘종북세력’은 많이 위축되었습니다. 사람이 하는 일이 아닙니다. 하늘이 하는 일이지! 유엔 안보리에서 북의 인권탄압을 제재해야한다는 결의안을 반대한 중국도 러시아도, 서울을 찾아온 봄기운의 그들의 옷깃에 스며들기 때문인지, “국민에게 먼저 밥이나 배불리 먹게 해줘야지, 로켓발사가 웬 말이냐”라는 내용의 발언을 중국의 국가주석과 러시아의 대통령의 입으로 토로하게 하였으니 매화를 피게 하는 계절의 마력이 작용한 것도 어김없는 사실입니다. 일찍이 평양기생 매화가 이렇게 읊었다고 전해집니다.

매화 옛등걸에 봄철이 찾아오니
옛 피던 가지에 피엄죽도 하다마는
춘설이 난분분하니 필똥말똥하여라

‘춘설이 난분분’하지만 매화는 피게 되었습니다. 그 사실이 이렇게 고마울 수가 없습니다. 고려 말의 선비 이색이 찾고 또 찾던 ‘반가운 매화’, 그 매화를 찾았습니다. 미국의 대통령 오바마가 “한반도의 통일은 반드시 됩니다”라고 예언 아닌 예언을 했습니다. 나는 그의 예언에 “머지않아”라는 부사만 한마디 덧붙이고 싶을 뿐입니다.

자유민주주의의 승리의 날이 멀지 않았습니다.

김동길
www.kimdonggill.com

by 홍익인간 길원 | 2012/03/28 11:58 | 호랑이 이야기 | 트랙백 | 덧글(0)

조선상고사(306. 단재 신채호 저, 길원 남태욱 편역)

조선상고사(306)

 

평원왕의 따님은 나올 때에 아무것도 가진 것이 없고, 다만 금팔찌(金璧環--금벽환) 수십 개를 팔뚝에 차고 나와서, 벽도 다 무너지고 네 기둥만 남은 온달의 집을 찾아 들어갔다. 들어간 즉 온달은 어디 가고 노모만 있는지라, 그의 앞에 절하고 온달이 간 곳을 물었다.

 

노모가 눈은 멀었지만 코가 있어 그 귀한 따님에게서 나는 향내를 맡고, 귀가 있어 그 아리따운 미인의 목소리는 들을 수 있었으므로, 이상하게 여겨 그 명주같이 보드랍고 고운 손을 만지며, "어디서 오신 귀하신 처녀인지 모르지만, 어찌하여 빌어먹는 헐벗은 내 아들을 찾습니까?  내 아들은 굶다 굶다 못하여 산으로 느티나무 껍질을 벗겨다가 먹으려고 나가서 지금까지 돌아오지 않았습니다"고 하였다.

 

따님이 온달을 찾아 산 아래로 가서 느티나무 껍질을 벗겨 짊어지고 오는 사람을 만나, 곧 온달인 줄을 알고 그 이름을 물은 다음, 자기가 찾아 온 이유 - 혼인하고자  하는 생각을 말하였다.

 

온달이 생각하되 '사람으로서야 어찌 부귀한 집의 아름다운 여자로서 빈천한 걸인의 서방을 구할 리가 있으랴' 하고 생각하고 소리쳤다. "너는 사람 홀리는 여우나 도깨비지 사람은 아닐 것이다. 해가 졌으니 네가 나에게 덤비는것인가 보다" 하고, 뒤도 돌아보지 아니하고 달려 돌아와서 사립문을 꼭 닫아 걸고 들어갔다.

 

따님이 뒤쫓아와서 그 문 밖에서 하룻밤을 자고 그 이튿날 또다시 들어가 간청하니,

온달은 대답할 바를 몰라 머뭇거리기만 하자, 노모가 말하였다. "내 집같이 가난한 집이 없고, 내 아들보다 더 천한 사람이 없거늘, 그대가 한 나라의 귀인으로서 어찌 가난한 집에서 서방을 섬기려 하느냐?"

 

따님이 가로되, "종잇장도 마주 들면 가볍다고 하였으니, 마음만 맞으면 가난하고 천한 것이 무슨 관계가 있겠습니까?" 하고, 드디어 금팔찌를 팔아 집이며 밭이며 논이며 종이며 소며 그밖의 모든 것을 다 사들여서 빌어먹던 온달이 하루 아침에 부자가 되었다.

by 홍익인간 길원 | 2012/03/22 21:27 | 호랑이 이야기 | 트랙백 | 덧글(0)

조선상고사(305. 단재 신채호 저, 길원 남태욱 편역)

조선상고사(305)

 

온달[온달--옛 음은 <온대>니 백산(百山)의 뜻]은 얼굴이 울툭불툭하고 성(姓)도 없는 한 거지라, 마음은 시원하여, 집에 눈먼 노모가 있어 늘 밥을 빌어다가 공봉(供奉--받들어 대접함)하고 그밖에는 일이 없어 거리를 오락가락하였다. 가난하고 천한 자를 업신여기는 것은 사회의 상정(常情)이라, 바보도 아닌 온달을 누구나 다 '바보 온달'이라 불렀다.

 

평원왕(平原王)에게 따님 하나가 있어서 어릴 때 울기를 잘하므로 평원왕이 사랑 끝에 실없는 말로 달래기를, " 오냐  오냐, 울지 마라. 울기를 좋아하면 내가 너를 귀한 집 며느리로 주지 않고 바보 온달의 계집을 만들 것이다" 하고 울 때 마다 이 말을 하였는데, 따님이 장성해 시집 갈 나이가 되니 상부(上部)의 고씨(高氏)에게 시집보내려고 하였다. 따님은 반대하면서 "아버님께서 늘 나더러 바보 온달에게 시집보낸다고 말씀하시지 아니하였습니까? 만일  이제 와서 다른 사람에게 시집보내면 그 말이 거짓말이 아니겠습니까?  나는 죽더라도 바보 온달에게 가서 죽겠습니다" 했다.

 

평원왕은 크게 노하여 "너는 만승천자(萬乘天子)의 딸이 아니냐? 만승천자의 딸이 거지의 계집이 되겠단 말이냐?" 그러나 따님은 듣지 않고 "필부(匹夫)도 거짓말이 없는데 만승천자로서 어찌 거짓말을 하실 수 있습니까? 나는 만승천자의 딸인 까닭에, 만승천자의 말이 거짓말이 안되게 하기 위하여 온달에게 시집가려 합니다"고 하는지라,

평원왕은 어찌 할 수가 없어서 " 너는 내 딸이 아니니 내 눈 앞에 보이지 말라"하고 대궐에서 쫓아 내었다.  

by 홍익인간 길원 | 2012/03/22 19:46 | 호랑이 이야기 | 트랙백 | 덧글(0)

남덕균 최근 이미지

by 홍익인간 길원 | 2012/03/18 21:01 | 배우 남덕균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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